작성일 : 20-01-09 15:17
안전한 장소
 글쓴이 : 최지현
조회 : 174  
어디세요, 저 궁금해요?
아저씨가 이 세상 어디쯤에 위치해 계신지 전 모르잖아요, 현재 뉴욕엔 안 계시길 바래요, 이번 뉴욕 날씬 장난이 아니라던데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낸 안전한 장소는 산꼭대기에요.ㅋㅋ 아뇨 스위스에 있는 알프스 산 꼭대기가 아니라 어디쯤 이 근처의 산꼭대기 말예요. 논도 조금 내려다보이고 저에 대해 생각도 좀 해볼 수 있는 그런 아늑한 장소요.
부디 저에 대해 생각해주세요 아셨죠.
저 너무 외롭거든요, 이것저것 생각도 필요해서요.
아, 아빠, 당신이 누군지 만이라도 알고 싶어요!
그럼 서로 둘 중 누군가가 의기소침해 있을 땐, 상대방을 격려해줄 수 있을 거잖아요.
록(=늘어뜨린) 윌로루(=버드나무) 농장에서 더는 더 못 있을 거 같아요.
이사를 해볼까 생각중이에요.
샐리(붉은 머릿결을 한 약간 들창코 여자애. 23세)가 내년 겨울쯤에 보스턴(미국 동쪽. 네이버지도참조)에서 구빈사업(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활동)을 할 거라는데.
샐리와 함께하는 게 제게도 나을 것 같은데 아저씨 생각은 어떠세요? 그녀와 작업실(원문에 있는 스튜디오에는 ‘원룸’이란 뜻도 있음)을 같이 쓰면 되지 않을까요?
샐리가 일을 하는 동안 저는 글을 쓸 수 있잖아요, 그리고 저녁이 되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고요.
여긴(록 윌로우 농장) 저녁이 너무 길어요. 사실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샘플 부부’(여주인공과 종파가 다름. 샘플 부부는 개신교. 여주인공은 가톨릭교에 가까움)와 ‘캐리’(가사도우미)와 ‘아마새’(농장의 남자직원이름. 캐리의 남편) 외에는 아무도 없어서요.
www.wooricasinoda.com
왜냐면 아저씨(키다리 아저씨)가 제가 방금 생각해낸 작업실(스튜디오) 건을 좋아하지 않으리란 것을 너무 빨리 알아버렸거든요.
지금 아저씨의 비서분이 보낸 편지를 읽고 있어요.

(편지시작→)〈“미스 ‘제루샤 에벗’(여주인공의 진짜 이름) 양에게.
“안녕하십니까 마담,
“알려드립니다. 스미스 씨(‘존 스미스’는 키다리 아저씨의 가명임)께서는 당신이 록 윌로우 농장에 머물러 계시기를 바라십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엘머(남자이름) H.(에이치) 그리그스(키다리 아저씨의 비서이름. 영어단어 ‘그리그’는 쾌활한 사람이란 뜻임. 귀뚜라미란 뜻도 있음) 드림.”〉(←편지 끝)

전(저는) 아저씨 비서 분을 증오해요.
엘머(남자이름) H.(에이치) 그리그스(키다리 아저씨의 비서이름. 영어단어 ‘그리그’는 쾌활한 사람이란 뜻임. 귀뚜라미란 뜻도 있음)라는 분은 엄청 끔찍하신 분일 게 틀림없어요.
하지만 진실로, 아빠, 저는 제가 보스턴(미국 동부)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여기(록 윌로우 농장)서 더는 머물 수 없어요.
제 생활에 곧 변화라도 주지 않음, 정말이지 순전히 자포자기해서 깊은 지하 땅굴 속에 몸을 내던질지도 몰라요.
어쩌죠! 여긴 요즘 너무 더워요.
잔디가 모두 타버렸고요, 시냇물들도 메말랐고, 도로 위에도 마른 먼지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