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1-14 12:19
듬성한 나무
 글쓴이 : 안미정
조회 : 194  
그 아래로는 시골의 사유지들이 섞인 울퉁불퉁한 산등성이들이 보였다.
마을의 뾰족탑들이 듬성한 나무들 가운데로 높게 솟아나 있었다.
어쨌든 그날은… 아주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적어도 제루샤(여주인공이름)가 아는 한은 말이다.
평의원 분들과 함께 방문한 후원인 분들은 한 바퀴 둘러본 후 제출된 보고서들을 읽고 차(마시는 차)를 한 잔씩 했다.
그리고 이젠 그들도 서둘러 자신들을 기다리는 활기찬 벽난로 가가 있는 집으로 돌아들 가고 있는 중이었다.
다음 달에 있을 그들의 방문이 어떤 성가심을 주는지 망각한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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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루샤는 호기심 가득 그들을 쳐다보며 몸을 숙이고 있었다… 동경의 눈, 횃불… 고아원 정문을 굴러나가고 있는 마차들과 자동차들의 행렬들. 
상상 속에서, 제루샤는 첫 번째 마차를 따라 산중턱에 있던 어느 큰 저택으로 향했다.
자신이 마차 좌석에 몸을 파묻고는 무심한 듯 “그만 집으로”라고 마부에게 중얼거리고 있는, 모피 코트와 깃털로 테두리를 다듬은 벨벳 모자를 한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하지만 그 큰 집 문지방에 막 다다랐을 때 형상(그림)이 점점 흐려졌다.
제류샤는 상상력을 가졌다… 풍부한 상상력, 그래서인지 리렛 원장은 제루샤에게 말하길, “주의하지 않음 곤란에 부딪힐 거”라고…,
하지만 그 예리한 상상력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그 귀부인 들어설 저택의 현관문 너머는 상상이 잘 안 되었다.
불쌍하고, 열성적이고, 모험적인 고아 제루샤는, 이제 17살이었다.
그녀는 결코 평범한 집에 발을 들여놓아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도무지 다른 인류, 그러니까 고아원과는 전혀 일면식이 없는 다른 인류가 어떤 일상의 생활을 영위하는지 상상을 해볼 수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