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05 10:08
[일제강점기] 선량한 친일파 이규완
 글쓴이 : 진주꽃
조회 : 22  

이규완_함경남도지사_재직_시절_1922_(2).png [일제강점기] 선량한 친일파 이규완



이규완(1862~1946) 

일본 이름으로 아사다 료이치라고 하는 이 양반은 강원도의 네임드급 친일파였다.

구한말 몰락한 왕족의 후손으로 군인이자 개혁파 관료, 

사상가였는데 군밤왕의 폐위까지 시도했던 인물이다.

이 양반은 미국 유학을 다녀온 후 뒤떨어진 조국의 현실에 개탄하면서,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망국의 현실 앞에 자포자기하는 세태에 학을 때고 말았다.

한 마디로 조선은 망할 만하니까 망했다고 여겼던 인물로,

개혁파 수장인 박영효가 그랬듯, 한일합방 이후 친일파로 변절하게 된다.

다만 여느 친일파들과 달리 당시 조선 민중들에게 꽤 인망을 얻은 인물이었기도 하다.

왜 그랬냐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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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행군 ㅈ같네..."

1908년, 그가 강원도도지사로 임명되어 왔을때 일이다.
강원도 진위대 병사들이 훈련을 마치고 복귀 중이었는데, 
부대로 가는 길에 웬 체격 좋은 사내가 나뭇짐을 지고 가고 있었다.
노곤했던 병사들은 그 사내의 지게에 군장을 맡기고는 이렇게 깐죽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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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요, 부탁 좀 합시다 ㅋ 이것도 다 나라를 위하는 거지 말입니다."

130px-1924_Lee_Kyu-wan.jpg [일제강점기] 선량한 친일파 이규완
"ㅇㅋ"

그렇게 무거운 군장을 맡기고 노가리까며 가던 병사들... 
그 중에 한 명이 사내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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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는 집이 어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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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위대 연대장 관사 옆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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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거긴 도지사 관사 밖에 없는데... 
아재는 그럼 도지사댁 머슴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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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이번에 신임 강원도도지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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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의 심정은 망했어요 그 자체였다.
그래서 허둥지둥 사죄를 하고 군장을 내리려고 했는데,
사내, 아니 이규완의 대답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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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 됐네, 젊은 군인들이 나라 지키는데 열심인데 이거 하나 못 들어 주겠나."

그렇게 정말 쿨하게 부대까지 날라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이규완은 대범하고 소탈한 인물로, 사치나 도박을 매우 극혐했다.
그는 자신이 살던 관사도 개조해서 고아원으로 내줬고,
말이나 마차같은 것도 타지 않았다.
멀리 갈때 기차를 타야하면 3등칸을 끊어서 갔을 정도.
필요한 돈이 있으면 스스로 부지런히 일하고 농사지어서 벌었다.
이렇다 보니 조선인들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 중에서도 그를 존경하는 이들이 많았다.
한번은 또 이런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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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2 거기 길가는 추레한 조센징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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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날 부르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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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 우리집 하인들이 바빠서 그러는데 시장가서 무랑 열무 좀 사와.
그럼 심부름값 정도는 주지."

130px-1924_Lee_Kyu-wan.jpg [일제강점기] 선량한 친일파 이규완
"ㅇㅋ"

이규완이 그러구마 하며 근처 시장에 가서 채소를 사서 가져다 줬다.
그런데 이 일본 아줌마가 수고했다는 말도 없이 돌아서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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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시오, 심부름값을 준다고 해놓고 입닦고 그냥 가기요?
거 있는 집 같은데 야박하게 굴지 말고 찬밥 한 술이나 좀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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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거렁뱅이 노인네가 건방지게... 그래 오냐. 따라와라."

이렇게 말했지만, 이 일본 여자는 남편이나 하인들을 불러서
이 거렁뱅이 노인네를 후드려 팰 생각이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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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나리께서 저희집에는 어쩐 일이시므니까!"

잘나가던 사업가인 남편이 이규완을 보자마자 도게자를 시전해 버리는 게 아닌가.
부인과 달리 이 남편은 이미 안면이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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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자네 마누라 심부름 해주고 밥 한술 얻어 먹으려고 왔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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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스므니까. 어서 안으로 드십시오."
(이 망할 여편네, 나리 돌아가시면 보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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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이규완은 구한말 여느 조선사람들이 그랬듯이 대식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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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이 정도는 기본 중의 기본이었던 거다.

한편 이규완은 교육을 통해 조선인들이 자기 역량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비를 털어서 학교도 세우고, 스스로 실업학교 교장을 겸임했다.
그러는 한편으로...

이규완_함경남도지사_재직_시절_1922_(2).png [일제강점기] 선량한 친일파 이규완
"야이 쉐키들아, 조선 보호하고 발전시켜 준다며? 
그럼 실업학교 정도는 지으라고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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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건 모르겠고... 
그보다 도지사 대정친목회 강원도지부장 맡아보지 않겠슴?"

이규완_함경남도지사_재직_시절_1922_(2).png [일제강점기] 선량한 친일파 이규완
"내는 무식해서 그런거 못한다. G랄 말고 학교 지어 달라고, 학교!
그리고 마, 조선병합 했으면 조선사람들도 차별하지 말고 같은 국민으로 대우해라!"

이규완은 한일합방 체결부터 자치권과 참정권을 달라고 꾸준히 총독부에 요구한다.
한편으로 조선인들에게도 일본인들과 똑같은 세금을 내고 의무를 다하면 
동등한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거라 했는데...
아마 스코틀랜드나 잉글랜드, 혹은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같은 
연합왕국 같이 되면 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아무튼 이 말은 조선 사람들도 귀담아 안 들었고, 총독부에서도 ㅈㄴ 껄끄럽게 여겼다.
대놓고 독립운동하면 때려잡기라도 하겠는데 그런 것도 아니니...

1919년 3.1운동 당시 이규완은 이에 반대했다.
만세 불러도 독립하는 거 아니니까 집에 가라고 그랬다.
물론 그렇다고 사람들이 집에 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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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나리, 저 폭도들을 진압해야 하지 않겠스므니까?"

이규완_함경남도지사_재직_시절_1922_(2).png [일제강점기] 선량한 친일파 이규완
"놔둬, 쟤들이 만세부르는 거 말고 딴거 하는거 있냐."

이렇게 적극적으로 진압하지 않고, 
간혹 창밖으로 만세를 부르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겼다고 한다.

이후 총독부에서 함경도 도지사로 임명했는데,
그때 지역 유지들이 기생불러다 논다 싶으면 찾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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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다 떵이나 쳐먹어라~!"

일부러 떵지게를 지고 가서 연회장에 난입해서 뿌리곤 했다.
그리고 이딴 데 쓸 돈 있으면 고아나 가난한 학생들 도우라고 호통쳤다.
그러면서 본인은 틈만 나면 스스로 농사짓고, 
물레돌려 실을 짜고 그물 만들어서 저축했다.
이런 그럴 보고 독립운동가이자 종교인인 함석헌은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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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부지런한 걸론 저치가 제일일 거여."

1920년대가 되자, 관직에서 물러나 농장을 경영하며 황무지를 개간하며 살았다.
한번은 동네에 저수지가 없어 저수지를 만들고 뚝 위에다 새로 분가한 아들의 집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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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 여기다 집 지으면 뚝 무너질때 큰일나잖아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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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 큰일 나지. 홍수나서 뚝 무너지면 동네 사람들까지 큰일 나니까
거기 살면서 항상 관리 잘 해야 한다."

이렇게 농장을 경영하면서 번 돈으로 가난한 학생들의 학자금 지원을 해줬다.
그렇게 명망을 얻으니 총독부에서는 다음과 같이 제안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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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센세, 땅이나 파고 계시지 마시고 
경성에 와서 참의원 좀 하시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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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랄 말고 농민들 살게 착취 좀 작작해라. 10새들아."

봉산군에서 소작쟁의가 벌어져 동양척식회사에서 중재를 요청받았을 때.
소작인들 편에 서서 그들이 요구하는 7가지 조건을 수락시켰다.